미·일 정상회담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워싱턴DC 인근 골프클럽에서 회동하며 함께 엄지를 치켜든 모습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사진 트위터]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화장실을 찾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실로 안내하는 ‘특별 대우’를 해줬다는 것이다. 산케이 신문은 회담 동석자의 말을 인용해 미·일 정상 간의 친밀함을 설명하는 에피소드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미·일 1박2일 회담서 밀월 과시
부부동반 만찬, 4번째 골프회동
회담선 “5월까지 무역협상 타결”
아베 총리, 예상 밖 발언에 당황
아베 총리는 자신의 트윗에 “정상회담, 네 사람만의 만찬, 그리고 골프로 트럼프 대통령과 10시간 이상 함께 보내면서 북한 문제 대응, 경제, G20 오사카 정상회의, 세계정세 등 다양한 과제를 놓고 차분히 얘기할 수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날 트위터에 공개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오른쪽)와 아키에 여사의 모습. [사진 트위터]
최소한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늦으면 내년 미 대선 때까지도 염두에 둬 온 아베 총리는 트럼프의 답변 직후, 고개를 갸우뚱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45분간의 단독회담에서 아베는 “5월 말 합의는 어렵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면 협상 대표들에게 맡기자”며 슬쩍 넘겼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회담 뒤 기자들에게 “서로 윈윈하는 협상을 하자고 했다”며 넘어갔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서 “일본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예상 밖 발언에 총리가 휘둘렸다”고 전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농업계의 요구, 즉 미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 등을 일본에 제시하고 있다. 반면,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 삭감 등 일 측 요구는 거론도 않고 있다.일본 언론들은 5월 말 합의가 이뤄지면 7월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쳐 아베 총리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