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연회 후 단독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도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들과 관련해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며 “중국 지도부와 미국 행정부에 오늘의 (북·러 회담) 결과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과의 중재 역할을 요청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또 “비핵화는 일정 정도 북한의 군비 축소를 의미한다”며 “북한에는 자국 안보와 주권 유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요구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반대다.
푸틴, 김정은과 만찬 뒤 단독회견
“북한 비핵화는 군비축소 의미”
완전한 비핵화에도 반대 의견
3시간 회담했지만 공동성명 없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상당히 열려 있고 자유로운 협의를 하는 사람”이라 표현하면서 “(대북)제재 문제 및 유엔과 미국의 관계 및 물론 주요 의제였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협의를 가졌고, 그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해 대북제재를 논의했음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이 안건에 대해서도 대화가 있었다”며 “인권과 인도주의 차원에서 대화를 나눴다”고만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계속 러시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주먹의 법’이 아니라 ‘국제법’이 세계정세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미국의 대북 제재를 ‘주먹의 법’으로 우회 비난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0분(현지시간)부터 단독회담을, 4시쯤부터 5시25분까지 확대회담을 진행한 뒤 공연을 보고 만찬을 함께했다. 그러나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발표는 없었다. 확대회담엔 양 정상을 제외하고 북한에선 2명(이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러시아에선 대통령 측 보좌진뿐 아니라 교통부 장관과 철도공사 사장 등을 포함해 9명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관, 송전선 건설 등의 남·북·러 3각 협력 사업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