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는 “나는 간청하거나 애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티투 섬(파가사 섬의 필리핀 이름)에서 손을 떼라고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곳에 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만일 중국이 그 섬을 건드리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소유 남중국해 티투 섬에
중국 선박 수백 척 몰려와 압박하자
친중국 노선 접고 강력 경고 발언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 필리핀이 차지하고 있는 티투 섬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말 필리핀이 티투 섬에 활주로 및 부두 보강 시설을 시작한 이래 중국 어선 수백 척이 몰려와 필리핀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저인망 어선 등을 포함한 중국 선박들은 고기잡이를 하지 않거나 그저 정박하고 있는 상태일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투 섬에서 불과 12해리 떨어진 곳에 중국이 미사일을 배치한 수비 암초가 있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한 방송은 필리핀 군부의 발표를 인용해 무려 중국 선박 600여 척이 지난 1월부터 티투 섬을 에워싸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군대가 티투 섬의 활주로 보수 공사를 위해 장비를 옮긴 2월 10일엔 87척의 중국 선박이 나타났다.
두테르테의 “중국이 건드리면 군대에 자살임무를 준비하라고 명령하겠다”는 말은 이 같은 필리핀의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남중국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