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초입에 자리잡은 삼지연군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조선(항일)혁명’과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선전하는 곳이다. 인근에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소백수 밀영도 자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일대를 관광특구화하는 '삼지연군꾸리기' 사업을 2015년 지시한 뒤 수시로 챙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삼지연군꾸리기는 우리 앞길을 막으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치렬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이라며 “삼지연군건설에서 승전포성은 우리 국가의 위력, 경제적 잠재력의 과시로 된다”고 말했다.
내부체제 정비 행보 차원도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행보를 두고 크게 두 가지 관측이 나온다. 우선 과거 정치적으로 중대 고비 때 이곳을 찾은 전례에 비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비핵화 등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정책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 백두산 시찰 후 평양으로 가서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숙청했고, 집권 3년차인 2014년 11월엔 이곳을 찾은 후 이듬해 신년사에서 남북 최고위급회담 개최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지난해 한국, 미국과 회담 국면을 앞둔 2017년 12월에도 이곳을 찾았다. 김 위원장에게 삼지연이 결단의 장소가 아니냐는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구상은 오는 11일 최고인민회의 또는 앞서 열릴 당 관련 회의 등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정부와 북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이미 내부적으로 향후 정책 결정은 내렸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정부와의 물밑접촉 상황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11일) 전 내부 입장을 발신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