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결단' 내놓나…중대고비마다 갔던 삼지연군 5개월 만 방문

중앙일보

입력 2019.04.04 16:2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郡)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백두산 초입에 자리잡은 삼지연군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조선(항일)혁명’과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선전하는 곳이다. 인근에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소백수 밀영도 자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일대를 관광특구화하는 '삼지연군꾸리기' 사업을 2015년 지시한 뒤 수시로 챙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삼지연군꾸리기는 우리 앞길을 막으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치렬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이라며 “삼지연군건설에서 승전포성은 우리 국가의 위력, 경제적 잠재력의 과시로 된다”고 말했다.  

내부체제 정비 행보 차원도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행보를 두고 크게 두 가지 관측이 나온다. 우선 과거 정치적으로 중대 고비 때 이곳을 찾은 전례에 비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비핵화 등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정책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 백두산 시찰 후 평양으로 가서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숙청했고, 집권 3년차인 2014년 11월엔 이곳을 찾은 후 이듬해 신년사에서 남북 최고위급회담 개최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지난해 한국, 미국과 회담 국면을 앞둔 2017년 12월에도 이곳을 찾았다. 김 위원장에게 삼지연이 결단의 장소가 아니냐는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구상은 오는 11일 최고인민회의 또는 앞서 열릴 당 관련 회의 등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정부와 북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이미 내부적으로 향후 정책 결정은 내렸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정부와의 물밑접촉 상황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11일) 전 내부 입장을 발신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이번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을 두고 내부체제 정비 차원의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시찰에 대해 “(김 위원장이) 작년에는 7월과 8월, 10월 세 차례 삼지연군을 방문했다”면서 “올해 첫 경제현장으로서 방문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외 협상에 주력했던 모습에서 내치를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만 대동했다. 현지 간부들이 영접을 했지만 북한 매체들은 최용해 중앙당 부위원장 등 ‘2인자’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에선 하노이회담 실패 후 조직지도부를 중심으로 동요 중인 내부 기강을 다잡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김 위원장 집권 후부터 그림자 수행 중인 조 부부장만 데리고 간 것은 대외 메시지를 던지는 행보가 아닌 대내 결속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지연군꾸리기 건설 현장 모습. [노동신문]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