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탱고는 이름 그대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한미연합사 지휘부가 전쟁을 총지휘하는 곳이다. CP(Command Post) TANGO(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의 뜻을 풀면 지휘소(CP), 전쟁구역(Theater), 해·공군(Air Naval), 지상작전(Ground Operations)이라는 단어로 연결된다. 직역하면 미군의 ‘전쟁구역 해·공군·지상작전 지휘소’라는 의미다.
유사시 한미연합사의 지휘소 역할을 하는 CP 탱고 [출처 Military.com]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도 탱고는 B-1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했다. 군 관계자는 “전쟁이 났을 때를 상정해 한·미 수뇌부는 UFG 연습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워게임(War game) 방식으로 전쟁을 지휘했다”며 “이를 주도하는 두 장소가 한국 정부의 벙커인 B-1과 미군의 CP 탱고였다”고 말했다. UFG는 올해 공식 종료됐다. 이 때문에 탱고 예산 삭감이 한·미 지휘 체계의 역할 축소와 맞물려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CP 탱고 부대 마크에 설립시기로 1974년이 표기돼 있다. [출처 CP 탱고 페이스북]
건설 이후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거쳐 전체 면적이 최대 약 3만3000㎡(1만 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내부 이동시 소형 전기배터리 차량이 이용된다. 복수의 층이 미로처럼 이어진 내부에는 상주 인원이 상당 기간 생활할 수 있는 물자는 물론 발전 및 상하수도 시설까지 갖춰져있다.
유사시 한미연합사 지휘소인 벙커 CP 탱고는 2017년 8월 리처드 앵겔 미 NBC 기자의 보도로 내부 일부가 공개됐다. 그러나 현재 관련 영상은 모두 삭제됐고 일부 캡쳐 사진만 남아 있다. [NBC 화면 캡처]
탱고는 존재 자체가 30년 넘게 극비로 부쳐지다가 2005년 3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방문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은 당시 방한 첫 번째 공식일정을 탱고에서 시작했다. 북한의 6자회담 불응으로 북·미 냉각기가 고조되던 시기 한반도에서 미국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라이스 장관이 의도적으로 탱고에서 공개행보를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사시 한미연합사 지휘소인 벙커 CP 탱고는 2017년 8월 리처드 앵겔 미 NBC 기자의 보도로 내부 일부가 공개됐다. 그러나 현재 관련 영상은 모두 삭제됐고 일부 캡쳐 사진만 남아 있다. [[NBC 화면 캡처]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