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5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CSIS와 38노스는 닫혀 있던 덮개가 열려 미사일 발사대가 보인다거나, 미사일 이동 구조물이 다시 조립되고 벽이 세워지고 있다며 지난해 폐기 동향을 보였던 미사일 발사장을 북한이 다시 복구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의 철거시설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 동창리·산음동 움직임 왜
미, 본토 위협 ICBM에 가장 민감
“미국 협상 유인용 저강도 도발”
소식통 “북 중간간부 경제 큰 불만
대북제재 완화 협상 서두를 수도”
물론 동창리와 산음동의 움직임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부터 있었던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직결시켜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동창리의 재건 움직임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미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 북한 전문가들은 심리전 카드가 벼랑끝 도발 카드로 바뀔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게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미사일 시험 발사와 같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약속 파기가 돼 북·미 협상은 물론 북·미 관계의 파국을 부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군사적 압박을 재개할 명분이 된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가는 식의 고강도 도발은 향후 협상력을 스스로 깎는 일이니 안 할 것”이라며 “미국을 협상장으로 불러들이는 정도의 저강도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선양에 파견된 북한 중간 간부들 사이에 이번 회담 결렬을 두고 노골적인 비판이 나온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과거 같으면 회담이 실패해도 수령님 하는 일이라고만 했는데 지금은 경제제재로 워낙 힘들다 보니 불만을 표출한다”며 “전에 없던 일로 김정은의 리더십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으로선 엘리트들의 동요를 막을 필요가 커진 만큼 대북제재 완화라는 성과 도출을 위해 오히려 협상장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민정 기자 baek.minj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