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여권이 연일 3ㆍ1운동의 의미를 부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극장에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유관순 열사가 3ㆍ1운동으로 일제에 붙잡힌 뒤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서 보낸 1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만세 삼창, 독립선언서 필사…
이 대표는 전날에는 서울 마포구 독립유공자복지회관을 방문해 독립유공자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27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독립유공자를 정부가 그동안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독립유공자복지회관을 방문한 소회를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5일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3ㆍ1운동 만세 삼창을 재현했고, 의원들은 최근 ‘3ㆍ1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를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며 3ㆍ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3ㆍ1운동→3ㆍ1혁명→촛불혁명
최근 여권의 이런 행보의 배경엔 3ㆍ1운동과 촛불혁명의 관계를 부각해 현 정부 탄생의 역사성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ㆍ1운동의 의미를 강조해 3ㆍ1혁명으로 격상한 뒤 3ㆍ1혁명과 촛불혁명을 병치하려는 시나리오란 것이다.
이런 의도는 이 대표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3ㆍ1혁명을 이끈 자유민주청년정신은 4ㆍ19혁명과 부마항쟁, 5ㆍ18민주화운동과 6월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촛불혁명의 정신은 3ㆍ1운동에서 시작됐다는 의미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서 “3ㆍ1운동은 100년 전 선조들이 벌였던 촛불혁명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왜 공동행사 거절했나?
한국 정부는 건국의 뿌리를 임시정부로 보면서 동시에 그 수립 계기를 3ㆍ1운동으로 본다. 반면 북한은 건국의 시작이 김일성이 주도한 항일무장투쟁이라고 주장한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지난 22일 “3ㆍ1운동은 사대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자체의 혁명 역량을 튼튼히 꾸려야 한다는 심각한 교훈을 남겼다”며 3ㆍ1운동을 ‘실패한 봉기’로 규정했다.
김경희ㆍ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