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발표했다.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2008년(9.63%) 이후 11년 만에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도별로 따졌을 때 서울(13.87%)·광주(10.71%)·부산(10.26%)·제주(9.74%) 순으로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다. 시·군·구별로 보면 서울 강남구(23.13%), 서울 중구(21.93%), 서울 영등포구(19.86%), 부산 중구(17.18%), 부산 부산진구(16.33%)가 ‘상승률 톱 5’를 차지했다.
표준지 공시가 상승 11년 새 최고
1위 땅은 2배 뛴 ㎡당 1억8300만원
상위 0.4% 토지 평균 20% 올라
비싼 땅 ‘핀셋 상승’ 형평성 논란
국토부는 지난달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 시세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을 대폭(21~37%) 올렸다. 고가주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표준지 공시지가도 마찬가지다. 시세 대비 저평가된 고가토지의 공시지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급등한 공시지가를 ‘고가(0.4%) vs 일반(99.6%)’으로 나눠 설명에 나섰다. 고가토지의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고, 일반토지는 점진적으로 현실화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고가토지의 기준은 ㎡당 2000만원 이상의 땅이다. 정부가 추정한 시세다. 이들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대비 20.05% 오른다. ㎡당 2000만원 이하의 일반토지는 7.29% 오른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부지(1만198.4㎡)는 지난해 공시지가가 ㎡당 4600만원에서 올해 6090만원으로 32.4% 오른다. 지난해 강남구의 땅값은 6.4% 올랐다. 시세 상승률 대비 공시지가 상승률이 5배에 달한다. 그 결과 이 부지의 올해 공시지가는 시세(㎡당 8700만원) 반영률이 70%가 됐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68.1%)보다 높다.
고가토지의 경우 시세반영률을 일률적으로 70%에 맞췄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1가 한 표준지의 경우 올해 공시지가는 ㎡당 333만원으로 시세(㎡당 525만원) 대비 현실화율이 63.4%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고가 토지에 대한 공시가격 형평성에 주력했으나 구체적인 목표치를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가토지만을 콕 집어 공시지가를 대폭 올리는 ‘핀셋 상승’에 형평성 논란도 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화율은 모든 토지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데 토지별로 현실화율을 차등화하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추정 시세 2000만원 이상이 고가 토지라는 것도 작위적”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예정가격 의견 청취는 총 310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027건)보다 35% 늘었다. 이날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는 13일 공시되며, 다음달 14일까지 이의신청을 받는다. 이의신청이 반영된 공시지가는 4월 12일 발표한다. 이를 기준으로 자치단체가 개별 필지의 공시지가를 정한다.
한은화·김민중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