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도 이날 “김혁철은 과거 소속은 외무성이었으나 지금은 국무위원회 소속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국무위원회가 김정은 직할 기구인 만큼 다른 부처에서 나오는 것보다 협상이 훨씬 더 권한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 통신도 이날 김혁철이 북한 국무위원회에서 일해 왔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선 2월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측 “비건에 힘 실어주자
북한에 꾸준히 전달해온 결과”
김혁철, 김정은 직속 국무위 소속
북·미 협상 권한 있게 진행 가능
청와대와 정부 고위인사들은 비건이 지난해 10월 첫 방한했을 때 그가 북·미 대화에 적극적인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비건은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등을 잇따라 면담했다. 실제 그를 만난 경험이 있는 한 정부 인사는 “비건 대표가 ‘나는 북한을 잘 모른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북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의 국무부나 싱크탱크에서 북한 문제에 관여했던 관료나 전문가들보다 편견이 없다”고 말했다.
김혁철은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백악관 오벌오피스 면담에 북측 대표단 일원으로 배석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의 방미(17~19일) 직후인 22일 “비건 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카운터파트와 만났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4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혁철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 다음으로 김정은과 가까이 배석했다.
일각에선 김혁철이 지난해 말 은퇴한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장과 손발을 맞춰 온 북측 협상팀 일원이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혁철은 2014년 1월 주스페인 초대 대사에 임명됐지만 2017년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