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도 4월 부산 앞바다에서 열리는 국제해양안보훈련에 호위함 ‘이즈모’ 등 수척의 함선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의 한국 개최를 계기로 마련된 공동훈련이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26일 “한국과의 방위협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어떤 교류 방식이 적절할지, 4월 훈련에 어떤 형태로 참가하는 게 적절할지 잘 검토하겠다”고 계획 수정을 시사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방위성에선 “괜히 함선을 파견했다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접점을 줄이는 게 좋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위대 함선이 미국과 아세안 국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훈련엔 참여하되 부산항엔 입항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일 갈등, 군사교류 중단 징후
정경두 “일본 위협비행 강력 대응”
일본 “미국 앞바다 이사 가고 싶다”
스가·이수훈 도쿄 대화채널 가동
앞서 정경두 국방장관은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일본 해상초계기의 저고도 위협비행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수칙대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인 25일 이와야 방위상의 해상자위대 아쓰기(厚木) 기지 방문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한·일 관계가 최악 상황을 맞으며 막후에선 양국 간 비공개 채널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는 지난 16일 아베 내각의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두 사람이 식사를 함께하며 양국 현안을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 대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오찬은 1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통역만 배석한 이례적인 1대1 회동이었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 내의 솔직한 기류를 전하고 싶다”며 오찬 제안에 응했다고 한다. 2012년 말 아베 총리의 재집권 이후 6년 넘게 관방장관을 맡아온 스가 장관은 오찬에서 양국 관계가 경직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이근평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