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5일 “(남ㆍ북ㆍ미가 스웨덴 회동에서) 다들 미소를 짓고 헤어졌다”며 “분위기가 좋고, 다 대화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 하크홀름순드 컨퍼런스에서 비공개로 19~21일(현지시간) 열린 남ㆍ북ㆍ미 회동에 참여하고 바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했다. 스웨덴 회동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다. 이례적으로 같은 시설에서 함께 합숙을 하며 다양한 대화의 기회를 가졌다. 한국이 북ㆍ미간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이 본부장은 최선희 부상과 남북 단독 회담도 있었느냐는 질문엔 “그런 상세한 이야기는 안 하기로 했다”며 답을 피했다. 북측 분위기를 묻는 말에도 “다 좋다”라고 말했다. 북ㆍ미가 조만간 다시 만날지에 대해 이 본부장은 “그냥 계속 지켜봐 달라”며 “여러 가지 협의를 해야 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만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이달 방미 결과를 보고받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여기 최선희 부상은 없다. 대신 김영철 부위원장의 미국행에 동행했던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와 박철 전 유엔 참사가 김 부위원장 곁에 앉아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받아적고 있다. 이를 두고 최선희 부상이 실무협상 전선에서 빠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