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과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17일 베이징에서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50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유나이티드항공 UA 808편을 다른 일행 3명과 함께 예약했다. 당초 18일 출발하는 같은 항공편도 함께 예약했지만 이 항공권은 취소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17일 저녁 재외공관장회의 일정을 마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찬을 하고, 18일 북ㆍ미 고위급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고위 인사들이 워싱턴을 직접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년 전인 2000년 조명록 당시 국방위 부위원장은 샌프란시스코, 김 부위원장 본인도 지난해엔 뉴욕에서 숙박한 뒤 승용차편으로 워싱턴을 다녀갔다. 북미 외교사에서 김영철의 워싱턴 직행은 이례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영철 17일 워싱턴행, 18일 트럼프 면담
김성혜ㆍ최강일 대표단에 백악관도 준비
최선희-비건, 스톡홀름 실무협상 투트랙
백악관도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대표단을 맞을 채비에 들어갔다. 26일째 최장기 연방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면담을 수용한 것은 북핵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과시용인 동시에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를 배정하라는 의회에 대한 압박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에 “북한이 2차 정상회담에서 광범위한 사찰을 수용할 것이란 증거는 안 보이고, 동맹국들은 뺀 채 미 본토에 대한 핵 위협, ICBM만 해결하는 합의만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이 촉발한 후자는 동맹을 해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리 카자니스 미 국익센터 방위연구국장은 “북미가 평행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ICBM 폐기와 일부 제재 완화라는 타협안을 추구하는 건 성공을 위한 청사진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 본토를 향한 핵미사일 위협을 크게 줄였다며 위대한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양보의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 지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전수진ㆍ이유정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