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치 전 의원은 조 대사대리가 평소 북한에 충성심이 커 보였다면서 “말수가 적었지만,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말을 하면 참지 못하고 바로 화를 낼 정도”였다고 전했다. 때문에 “잠적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北 체제에 자부심 컸다…돌아가라 설득할 것”
이어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 아직 남아 있다면 나에게 전화를 해주면 좋겠다. 그에게 평양에 돌아가라고 설득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조성길의 행동이 남북, 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치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29일 로마에서 조 대사대리와 식사를 했다고 밝히면서 “그는 조금 어두워 보이긴 했지만, 동요하거나 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기업인들이 동석한 당시 식사 자리에서 조 대사대리가 임기가 곧 만료된다며 귀임 전 가족과 밀라노, 베네치아 등 북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일주일쯤 뒤 다시 그와 통화를 했고 11월 22일에 만나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그날 자리에 후임으로 부임한 김천 대사대리와 다른 공관원이 나왔다고도 말했다. 당시 조 대사대리가 여행 중이라 들어 그날 바로 안부차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이후로도 연락이 닿지 않아 인사도 남기지 않고 떠났나 싶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도 라치 전 의원은 덧붙였다.
그는 북한대사관에서 14세쯤 된 조성길 아들과 아내를 함께 만난 적이 있다며 다른 자녀 1~2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도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