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 방향 안 맞아 괴롭다"

중앙일보

입력 2018.12.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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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7일 “내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이 가는 길이 방향이 맞지 않아 괴롭다”고 토로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서울대에서 IMF 이후의 한국경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열린 ‘금융경제 세미나’ 특강에서다. 유 의원은 강연을 마친 뒤 질의응답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에서 ‘보수란 말을 쓰지 말자’, ‘왼쪽도 오른쪽도 아니고 중도’라고 얘기하는 분들과 안보·경제·복지에서 생각을 같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괴롭다”며 “당이 어디로 가는지 밝히지도 않은 채 자유한국당을 대체하겠다는 것은 안 통한다”고 말했다. 최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한국당 합류설이 나도는 상황이어서 유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강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내년도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 연계 처리가 무산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 농성을 시작한 것에 대해 “찾아뵙고 만류할 생각이다. 당초 예산안은 (선거제와 연계하지 않고) 예산안대로 심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손 대표와 이견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들이 약속한 게 지켜지지 않았다. 정기국회 막바지에 서로 신뢰가 깨지게 한 두 당을 비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지방선거 참패까지, 3년 반을 정치적으로 굉장히 팔자가 사나웠고, 지방선거 끝나고 입을 닫고 있었다. 그래도 저는 정치인”이라며 “의견을 밝히지 않는 건 비겁하다. 가급적 빨리 정치적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인 ‘홍카콜라’를 언급하며 “홍카콜라인가, (그런) 유튜브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제 방식대로 보수 재건에 대한 말과 행동을 하겠다”며 “새해가 되면 그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유 의원은 “그동안 친이, 친박, 비박 등 보수 정치권이 계파로 나뉘어 과거 문제로 갈등했다”며 “건강한 보수 재건을 위해 과거보다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