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으로 “시 주석과 나는 매우 강력하고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다”며 시 주석과 북핵 협력을 강조했다. 그런 뒤 "미래에 언젠가 시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통제불능의 군비경쟁을 중단하는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띄우고 나선 건 시 주석이 북ㆍ미 간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에 구체적인 역할을 약속한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트럼프 "북핵 해결은 중국과 모두에 위대한 일"
므누신 "미·중, 매우 구체적을 북한 문제 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앞서 중재역 약속 가능성
워싱턴 소식통은 “시 주석이 단순히 대북 제재유지 수준을 넘어 영향력을 발휘해 내년 1~2월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성공을 포함해 북미 협상에 적극적 역할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핵 신고와 사찰 등 비핵화 입구에서 주저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을 병행하자는 기존 중국의 대북정책 쌍궤병행(雙軌竝行)의 틀 내에서 타협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와 더불어 한국전쟁 종전선언, 북ㆍ미 연락 사무소 설치, 수교협상 등 중국이 적극적 중재역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왕이 외교부장이 회담 이후 “중국은 북ㆍ미 2차 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왕이 부장은 “북ㆍ미 양측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서로의 합리적인 우려 사항을 배려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하길 바란다”고 북ㆍ미 간 타협도 촉구했다.
하지만 워싱턴에선 중국 역할론 합의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트럼프의 외교정책에는 하나의 패턴이 있으며, 북한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지금은 중국에 대해 그걸 본다”며 “그는 위기감을 조성하고 나서 타협한 뒤 실제보다 더 많은 성과를 거뒀고, 자신이 조성한 위기를 진정시켰다며 공로를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랙브래진스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중국은 결코 우리가 북한에 대해 원하는 걸 주지 않을 것”이라며 “베이징은 언제나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북한과 특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존 울프스탈 오바마 정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담당 보좌관은 “중국이 이제 미국의 대북 계획에서 역할을 맡았다고 트럼프가 거짓말을 한다”며 “트럼프는 거짓말을 팔고 미국은 패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