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OPEC 탈퇴 방침을 밝히면서 "카타르의 국제적 역할을 증진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이후 카타르는 천연가스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며 탈퇴 뒤 OPEC의 합의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1월1일 탈퇴, LNG 생산에 주력할 것" 밝혀
사우디와 '단교 갈등' 이어 '마이 웨이' 선언 분석
따라서 이번 탈퇴는 카타르가 걸프 산유국의 맏형을 자처하는 사우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제·외교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사우디의 경쟁국인 이란과 LNG 개발 협력을 키워갈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는 이란과 세계 최대 매장량의 해상 가스전(노스 돔·이란에선 사우스 파르스)을 공유한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해 테러단체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에 대한 걸프국들의 단교·봉쇄 조치를 주도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친이란 정책을 폐기하라는 사우디 측의 요구에 굴하지 않고 다자 외교를 강화해 왔다. 알카비 장관은 이번 OPEC 탈퇴와 단교 갈등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국제 유가와 관련해 OPEC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카타르가 'OPEC 탈출'을 결행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제 원유시장은 OPEC 결정이 아닌 빅3 즉 미국·러시아·사우디의 절대적 영향력에 좌우되는 추세다. 특히 세계 1위 산유국인 미국이 기록적인 유가 하락을 주도하면서 고유가에 바탕한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려던 사우디엔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는 이에 러시아와 ‘담판’을 통해 산유량 조절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OPEC에 속하지 않은 주요 산유국은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여 최근 하락세인 유가를 높이기 위해 감산 여부를 논의한다. 이 회의가 카타르가 참석하는 마지막 OPEC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