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에선 재무부의 워킹그룹 참여를 두고 양면적인 해석이 나온다. 기본적으로는 철도·도로 연결 사업 등 남북이 진행하려는 협력 사업이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재무부는 실제 올 들어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되는 중에도 지속적으로 북한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제재하며 제재의 한 우물을 팠다. 지난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을 때도 재무부는 북한과 거래한 러시아 은행을 포함해 기업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했다.
“남북 경협 제재 감시 세질 것”
“한국 입장 이해할 기회” 시각도
반면에 다른 해석도 있다. 재무부가 워킹그룹에 참여하면서 미 정부 내에서 보다 조율된 대북 정책을 운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미 소식통은 “국무부를 통해 듣는 것보다는 재무부가 한국 정부의 설명을 직접 듣는 게 맥락 파악이나 이해에 용이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때로는 국무부도 통제 불능인 재무부가 워킹그룹에 참여하면서 2005년 때처럼 국무부는 북핵 합의를 내놓고 재무부는 북한을 전격적으로 제재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