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고시원 주인 A씨(여·69)씨는 사건 현장 인근 슈퍼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A씨는 “차라리 날 데려가시지”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웃의 부축을 받고서야 가까스로 일어선 A씨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냐"고 말하며 숙인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고시원 주인 “불쌍해서 어떻게” 주저앉아 오열
거주자 “평소 3층 입구쪽에서 술판 잦아“
목격자 ”연기 피어오르다 불길 번져“
화재가 난 고시원 맞은편에서 전업사를 운영하는 나모(60) 씨는 “평소 술 먹고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문도 다 닫고 지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동네가 원래 불이 자주 나서 불안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화재를 목격했다는 주민 이모(62)씨는 “건너편 가게에서 새벽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처음 비명을 듣고 무슨 일이 났나 했다”며 “처음에는 연기만 났는데, 이후 불길이 번지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맞은편 고시원에 7월까지 살았던 이모(29)씨는 “이 인근 고시원은 정말 열악하고, 너무 좁아서 움직이기도 힘든 곳이 대부분”이라며 “불난 곳은 정말 오래돤 곳이라 더욱 열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 중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싸우다가 불이 났다거나 담뱃불을 던져 불이 났다는 등의 고시원 생존자들 증언 중 확인된 사실은 일절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10일 오전 소방 및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