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은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5-1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했다. 5년 만에 정상에 선 보스턴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회)를 제치고 21세기 최다 우승팀(4회·2004, 07, 13, 18년)이 됐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2001년 밥 브렌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후 17년 만에 감독 데뷔 첫해에 우승 반지를 낀 사령탑이 됐다.
보스턴, 4승1패 월드시리즈 우승
다저스 꺾고 5년 만에 정상 올라
가을에 불운한 프라이스 2승 챙겨
홈런 3방 친 떠돌이 피어스 MVP
프라이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1m96㎝, 97㎏의 큰 체격을 바탕으로 힘 있는 공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빅리그 통산 143승(2008~18년)을 거뒀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한 차례(2012년) 받았다. 올 연봉은 3000만 달러(340억원)로 MLB 전체 4위, 투수 중에선 클레이턴 커쇼(다저스)에 이어 2위다. ‘프라이슬리스(Priceless·값을 매길 수 없이 귀중한)’라는 별칭도 있다.
프라이스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포스트시즌 징크스’다. 이번 월드시리즈 직전까지 포스트시즌 19경기에서 3승9패, 평균자책점 5.04였다. 지난해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해 지역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코라 감독은 “프라이스가 (상대 팀보다 미디어의) 비판과 싸우고 있다”며 감쌌다.
프라이스는 투지로 보답했다. 2차전에서 88개의 공을 던진 프라이스는 코라 감독에게 “나는 (3차전도) 던질 수 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3차전 9회 말 1-1에서 마운드에 올라 3분의 2이닝을 1피안타·무실점 투구로 막았다. 4차전 때도 불펜에서 대기했던 프라이스는 5차전 선발로 나와 우승을 이끌었다. 프라이스는 그간의 마음고생 때문인 듯 눈물도 보였다.
2007년 빅리그에 데뷔한 피어스는 ‘저니맨(팀 이적이 잦은 선수)’이다.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6개 팀에서 뛰었고, 올해 6월 또다시 트레이드됐고, 일곱 번째 팀이 보스턴이다. 플로리다주 출신인 피어스는 매사추세츠주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보스턴을 응원했다. 자신이 팬이었던 팀에서 우승까지 한 피어스는 “내 인생 최고의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