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21일 오전 경남 김해시 서상동에 있는 불이 난 빌라(건물면적 642㎡)에 대한 1차 합동 감식을 벌였다. 그 결과 과전류(일시적으로 전류가 많이 흐르는 현상)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천장에 설치된 전등 등에 일시적으로 과전류(일시적으로 전류가 많이 흐르는 현상)가 흐르면서 불이 처음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등이나 여기에 연결된 전선 등에서 발생한 뜨거운 열기가 천장의 가연성 소재에 옮겨붙어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빌라는 1층 지하주차장 벽면이 거의 뚫려 있고 대신 기둥만 서 있는 필로티 구조물이다. 그 위 2~4층에 15가구가 살고 있었다. 또 건물 외벽 등이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를 붙이고 석고나 시멘트로 덧붙이는 마감 방식인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졌다.
1층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전등 등에서 과전류 발생한 듯
필로티와 드라이비트 공법이어서 화재 피해 커진 듯
실제 화재 당시 주차장을 비추고 있는 외부 폐쇄회로TV(CCTV)를 보면 행인이 화재를 최초로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순간부터 화면상 연기가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 30여초 정도로 짧다. 이후 새카만 연기가 화면에 보이는 건물을 가득 채우는데도 10여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20일 오후 7시 45분쯤 발생한 화재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주차장 바로 위층인 204호다. 이곳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3세의 자녀인 황모(4)군이 화재로 숨졌다. 황군과 오누이 사이인 A군(12)·B양(14), 황군의 이종사촌인 C군(13)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중 B양도 21일 끝내 숨졌다. 나머지 2명도 상태가 위중하다. 이들은 모두 화재 당시 한 방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황군 부모와 이모 등은 시장 등을 보러 집을 비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