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는 2일 "시민 의견을 수렴해 기존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대신 '구미 근현대사 박물관', '구미 공영박물관' 같은 명칭으로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와 동상까지 있는 이른바 '박통' 고향 구미시가 '박정희'라는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 고민에 빠진 것이다.
구미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장세용)으로 바뀐 후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건립을 두고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공사 중단, 폐관 등 온갖 말이 나돌았다.
구미시 한 간부 공무원은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구미에 처음 생기는 공립 박물관이기 때문"이라며 "구미 근현대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과 유품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박물관의 성격이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찬반 논란 속 추진중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구미시, "시민 의견 물어 새 이름 최종 결정"
비밀의 방에 있는 '박통' 유품들
개관 후 들어가는 박정희 전시물은 유품 5670점이다. 지난 2004년부터 구미시 선산읍 구미시청 선산출장소에 보관 중인 것들이다. 선산출장소 3층에는 부서명이 쓰여 있지 않은 각 60㎡ 크기의 사무실 3곳이 있다.
유품은 기념품·미술품·공예품·생활용품·사무용품·가구류·기록물·기타류로 구분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생전에 국내외에서 선물로 받아 보관하거나, 직접 쓰던 물건들이다.
미국 티파니(Tiffany&Co)에서 만든 시계, 붉은빛을 띠는 물소 가죽 재질의 슬리퍼, 'COREA'라고 쓰인 독일제 가죽 골프가방, 소가죽으로 만들어진 여행용 가방 세트 등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사무실 안엔 유품을 지키기 위해 박물관 수장고처럼 항온항습기가 설치돼 있다. 사계절 온도 20~25도, 습도 55~60%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품들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에서 생가가 있는 구미시에 보관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