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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이 박정희의 고향에서 한 말은…20년 집권플랜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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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일째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동선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경북 구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첫 현장 최고위 장소로 대구ㆍ경북(TK)을 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해식 당 대변인은 “전국정당으로서 TK 민심을 살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전당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전당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좌우가 없고, 동서 구분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ㆍ경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구미시장이) 지역 현안을 여러 건 보내오셨다. 다 들어 드릴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세용 구미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TK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기초단체장이다.

이날 최고위원들도 대구ㆍ경북(TK) 지역에 관심을 나타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대구ㆍ경북 지역 분들이 민주당을 선택했다는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지역 현안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구미에서도 신산업ㆍ융합산업을 일으키자는 열망을 정부와 당이 충분히 뒷받침해야 한다”(박광온) “여야가 함께 손을 맞잡고 구미 경제를 살려 민생경제를 전국적으로 살릴 수 있다는 표본을 만들어야 할 것”(설훈) “다음 총선에서 대구ㆍ경북 지역을 대변하는 비례대표 1인을 반드시 안정권에 우선 배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김해영) 는 등의 의견을 냈다.

당 대표 당선 뒤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당 대표 당선 뒤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박정희의 고향 구미, '20년 집권 플랜'의 거점?
이날 행사는 구미시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한다. 앞서 이 대표는 당 대표 당선 뒤 국립현충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묘역을 처음으로 참배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날 구미 방문을 통해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진보진영에서 불모지였던 구미를 거점으로 2년 뒤 ‘총선 영토’를 확장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선거 공약이었던 ‘20년 집권 플랜’과 맥락이 닿는 행보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20년 집권 TF’에 TK 출신 의원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 대표는 “분단 70년을 청산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자는 의미도 있고, 우리 당이 전국적인 국민정당으로 대구ㆍ경북을 책임져야 한다는 지역 요구에도 부응하려고 (구미를) 첫 번째로 찾았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27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27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구미시청에는 예고 없이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가 나타나시고 했다. 이 지사는 “예산과 현안에 대한 협조 요청을 위해 인사하러 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고위를 마친 뒤 구미 금오테크노밸리를 방문했다. 현장방문을 마친 뒤 “구미가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데 50년 지나다 보니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혁신 창업가들을 위해 정부가 R&D(연구개발),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더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ㆍ경북은 저희로서는 매우 중요한 전략 지역”이라며 “앞으로 여러 가지 법률이나 예산 등을 지원해서 균형 있게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30일에는 광주를 찾아 국립 5ㆍ18 민주묘역을 참배한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였던 이해찬 의원과 같은 당 박지원 의원과 문재인 상임고문.(왼쪽부터) [중앙포토]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였던 이해찬 의원과 같은 당 박지원 의원과 문재인 상임고문.(왼쪽부터) [중앙포토]

9월 정기국회에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4일)도 할 계획이다. 홍영표 원내대표와 조율한 끝에 이 대표가 맡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게 되면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로 연설한 뒤 6년 만에 다시 대표 연설을 하는 것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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