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윤재승(56·사진) 회장이 27일 오전 언론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경영 일선 사퇴’를 밝혔다. 이날 이른 오전 국내 한 케이블 방송사에 자신이 폭언을 일삼은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다.
녹취록에 “정신병자” 등 폭언 나와
직원 100여 명 못 견뎌 회사 떠나
윤 회장 사과했지만 주가 폭락
사과와 함께 사퇴의 뜻도 밝혔다. 그는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앞으로 대웅제약은 공동대표(전승호, 윤재춘)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 임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윤 회장은 최근 회사 보고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너 XX처럼 아무나 뽑아서 그래. 병X XX” 등과 같은 폭언을 일삼은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갑질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대웅제약에는 그간 윤 회장의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해 퇴사하는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6년 간 검사생활을 했다. 2004년에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뽑은 올해의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대웅제약 주가는 전날보다 2.26% 떨어진 19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0.27%나마 상승한 하루였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