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근영 JTBC 스포츠문화부 기자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사진)입니다. 요즘 그림처럼 쿨하지만 알고 보면 반세기 전 것입니다.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에 걸린 이 그림 옆에는 이런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전쟁 후의 회색조에서 벗어나 1960년대의 낙관주의·젊음·색채를, 호크니의 수영장 시리즈만큼 잘 보여준 작품도 없을 거다.” 그림을 그릴 당시 호크니는 서른 살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과 수영장에 반해 4년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머물던 참이었습니다. 수영장 그림도 많이 그렸는데, 이 그림은 연작 중에서도 가장 커서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이란 제목이 붙었습니다. 가로·세로 243㎝ 정도라 그림 앞에 서면 실제 다이빙대 위에서 수영장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 겁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첨벙(242.5x243.9㎝), 1967, 캔버스에 아크릴. 런던 테이트 미술관 소장.
이번 여름은 독하게 더웠습니다. 그림 속 수영장에 다 함께 ‘첨벙’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요. 그래도 다행인 건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폭염은 끝날 것이고 여름은 곧 잊히겠죠. 밤낮 가리지 않는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이 신문을 집어 든 여러분의 아침이 호크니의 그림만큼 시원하고 상쾌하길 바랍니다.
권근영 JTBC 스포츠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