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홍영표 의원이 활짝 웃으며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왼쪽부터 전임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 의원과 맞붙은 노웅래 의원, 홍 의원, 추미애 대표. [뉴스1]
세 사람의 공통점은 두 번 이상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낸 재수생 출신이란 점이다. 정치 역정이 ‘인동초(忍冬草)에 비유되는 DJ는 1971년과 87년, 92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3전 4기 끝에 97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자신을 ‘재수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나는 재수에 강하다”고 했다. 대입(경희대 법대)과 사법고시를 재수로 합격했고, 2012년 18대 대선에서 패배했다가 5년 뒤 19대 대선에 재출마해 당선됨으로써 ‘재수 성공 징크스’를 이어간 셈이 됐다.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중앙포토]
대선 때 문 대통령 스스로 “나는 재수 전문” 소개
우원식 이어 홍영표 ‘재수 원내대표’ 연이어 탄생
전병헌ㆍ우윤근 전 원내대표도 재수 끝에 당선
“낙방 후 얻은 동정표 큰 자산 돼 재수 유리”
이밖에 2013년과 2014년 각각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전병헌ㆍ우윤근 전 원내대표도 재수 끝에 원내 지휘봉을 잡은 케이스다.
재수 대통령에 이어 재수 원내대표가 연이어 탄생하면서 민주당 내에선 “이제 재수가 대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의원들 간 친소 관계가 크게 작용하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한 번 낙선할 경우 다음 선거에서 얻는 동정표가 꽤 커 무시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처음 원내대표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실패 원인을 냉정하게 돌아본 뒤 꾸준히 표밭을 다지고 준비의 기간을 갖는다면 다음 선거에서 아무래도 훨씬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