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집’인 스마트홈이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같은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이 더해지면서다. 국내 주택시장에 스마트홈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집 안 전체 조명을 버튼 하나로 껐다가 켰고, 자동차(등록 차량)가 아파트 정문을 지나면 알림이 울렸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홈은 더 똑똑해졌다.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집 안 조명·가스·전기·난방을 조절할 수 있고, 열쇠(스마트키)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공동 현관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 플랫폼 집
노인·1인가구 출입 파악해 문자
AI 스피커로 TV·에어컨 움직이고
“전기 사용 많아요” 관리비도 절약
IT·건설업체 함께 주택시장 진출
인공지능 플랫폼 집
출입 기록 관리도 정교해졌다. 인공지능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평소 출입 기록을 분석하고 학습해 특이사항이라고 판단하면 메시지를 보낸다. 예컨대 평소 밤 12시 이후 출입이 없었는데 문이 열리면 ‘이상시간대 출입이 감지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인공지능은 관리비도 아껴 준다. 아파트단지 내 세대별 실시간 에너지 사용 기록을 분석하고 비교해 맞춤 알림을 제공한다. 전기 사용이 많으면 ‘전기 사용이 과다합니다’라는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보안도 강화됐다. 집 안에 작은 카메라(월패드)가 있어 방범 모드를 설정하면 집 안 움직임을 분석해 집주인의 스마트폰과 경비실에 동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집 밖에서 집 안과 현관 앞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IT·통신 업체도 적극적으로 주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지당 수백에서 수천 가구인 아파트에 한꺼번에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어 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삼성 SDS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했다. 평소 출입 기록과 다르면 메시지를 보내고, 집 밖에서 초인종을 누른 사람과 스마트폰으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이미 서울 황학동 롯데캐슬, 서울 여의도동 금호리첸시아, 경기도 남양주시 부영아파트 등에 적용했다. 김재필 삼성SDS 상무는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한 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편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카카오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시스템을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등에 적용한다. 집 안 곳곳에 인공지능 스피커가 설치돼 음성으로 조명, 가스, 냉·난방, 가전(IoT 연동)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에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를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KT와 손잡고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스마트홈은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노인만 거주하는 가구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임채우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독사 등이 사회 문제가 된 일본에선 일찌감치 스마트홈이 발달했다”며 비슷한 구도로 움직이고 있는 한국도 1인 가구 등에 맞춘 스마트홈 발달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