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풍계리 핵실험 시설을 중심으로 동쪽 갱도에서 1차 핵실험을 했다. 이후 2차와 3차는 서쪽 갱도에서, 4ㆍ5ㆍ6차 핵실험은 북쪽 갱도로 불리는 곳에서 했다. 현재 갱도 입구는 4곳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데, 1차 핵실험 후 동쪽 갱도는 폐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갱도 입구를 들어가면 여러 개의터널이 가지처럼 뻗어 있고, 수평 또는 경사지게 수천m를 파고들어 간 끝에 관측시설과 핵폭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핵 실험 시 발생하는 열과 폭풍, 충격을 중간에 흡수하기 위해 여러 곳의 격벽을 만들고 터널도 낚싯바늘 모양으로 설계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장의 폐쇄방식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단, 터널 굴착이나 유지 보수에 필요한 인력을 철수하고, 핵 관련 시설의 이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더라도 이전에 했던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오염의 가능성이 있다”며 “상당 기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가 북한 핵 개발의 상징인 데다, 북한이 말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의도를 보인다는 차원에서 미국 등의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갱도를 폭발하거나 갱도를 봉인하는 조치 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 핵 개발의 상징에서 비핵화의싱징으로 된 셈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