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에 따르면 2016년 중반쯤 국회 의원회관으로 김씨가 찾아와 처음 만났으며, 당시 김씨는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 전 당 대표를 돕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이어 지난해 5월 대선이 끝난 뒤 김씨는 자신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회원으로 알려진 일본통 변호사를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
총영사로 추천받은 로펌 변호사
김경수 "청와대 전달했지만 탈락
드루킹, 거절 당하자 계속 찾아와”
백 비서관, 조국 수석에 보고도
김 의원은 “지난해 연말이 되기 전에 청와대로부터 ‘총영사 자리는 일반 영사와 달리 정무적 경험이 있거나 외교 경력이 있는 분이 가야 될 것 같아 이분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고 김씨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때부터 김씨는 “경공모 회원도 많은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될지 보여줄 수 있다”고 반위협적 발언을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그 와중에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자신에게 달라는 요구도 해서 거리를 뒀는데 집요하게 올 2월까지 의원회관을 찾아와 오사카 총영사 요구를 계속했다”며 “이거는 ‘좀 안 되겠다’ 싶어 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월 말 김 의원이 김씨에게 압박을 받은 뒤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연락해 왔다”며 “백 비서관이 추천받은 사람(변호사)을 3월 초에 청와대 연풍문 2층으로 불러 한 시간가량 만났는데 여전히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생각해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비서관은 면담 뒤 조국 민정수석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김씨 외에도 여러 명을 청와대에 추천했지만 민정수석실까지 연락한 건 김씨가 유일한 사례라고 했다. 또 김 의원은 “대선 이후 (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초청 강연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안 지사 측에 소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씨가 지난 대선 때 어떤 활동을 했느냐는 질문에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온라인에서 좋은 기사를 퍼나르기도 하고 그 기사가 네이버 순위가 올라가도록 적극 참여하는 활동들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대선 때 김씨의 활동을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 “자발적 지지 모임을 일일이 후보에게 보고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야당 “김경수, 드루킹과 밀접한 관계 방증”
김 의원은 김씨에게 기사링크 등을 보내 작업을 요청했는지에 대해선 “그런 기억은 전혀 없다”면서도 “홍보하고 싶은 기사가 올라오면 사적 인연이 있는 분들에게 보냈는데, 그렇게 보낸 기사가 혹시 김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선거 당시 온 수많은 문자 메시지, 텔레그램 대화방을 그대로 두고는 정상적 의정활동이 어려워 김씨가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담긴 대화방은 삭제했지만, 삭제된 내용은 경찰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일부 일탈행위의 배후에 제가 연루돼 있는 것처럼 악의적 정보가 흘러나온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야권에선 “김 의원의 해명 내용이야말로 자신이 ‘드루킹’과 한 팀이었다는 것을 고백한 것과 마찬가지”(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김 의원은 결국 김씨가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까지 연결시켜 준 셈”이라며 “김씨가 선거 때 댓글 공작을 도와준 대가로 김 의원이 인사청탁을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진·위문희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