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아탈리 아탈리 에 아소시에 대표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비만: 현재 미국인의 40%가 비만 상태로 간주된다. 그중 18세 미만 비율은 20년 전에는 14%였는데 오늘날에는 18.5%로 증가했다. 비만은 당뇨와 심장병, 특정 암 증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액은 한 해 2000억 달러(214조원)에 이른다. 주범은 설탕이다.
비만·마약·총기 문제 계속 악화
정치·경제 이권 걸려 해결 요원
변화에 팔 걷어부친 젊은이에게
다음 세대 구하도록 힘 실어줘야
무기: 미국인의 30%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내 많은 주에서는 열두 살짜리 아이도 합법적으로 총기를 살 수 있다. 2015년에는 3만2000명이 총기 사고로 사망했는데, 그중 2만 명이 총기를 자살 수단으로 썼다. 학교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18건의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강화를 호소하는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총기 규제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은 이번에도 미진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아탈리 칼럼 3/23
미국은 서서히 자멸하고 있다. 어쨌든 미국인 중 일부는 자신을 저주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포기하고, 자살 충동에 끌려다니며 즉각적인 쾌락에 모든 것을 맡긴 상태다. 이런 상태라면 미국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전 세계에 위험천만한 존재다.
제 발로 자멸을 향해 가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까지 사지로 몰아넣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우리는 이러한 충동이 미국을 광기 가득한 군사적 모험 속에 빠뜨릴 수 있음을 가정해 볼 수 있다.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 강화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면서 이미 지구에 또 다른 자멸을 부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미국 젊은이들이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미국총기협회(NRA)에 매수당한 정치인들에 맞서 집단 행진시위를 벌이고 있다. 젊은 세대의 설탕 소비량도 점점 줄고 있다. 또한 마약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마약 소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2년에는 10%였으나 최근에는 5%로 줄었다.
이 같은 의식 변화가 구체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 미국이라는 제국은 사라질 것이다. 지난날 대영제국의 쇠망처럼 세계 무역의 대세 속에 또 다른 경쟁 국가에 자리를 내주는 식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로마 제국에 가까울 것이다. 그 뒤 어떤 나라는 미국의 가치와 생활 방식을 보존하려 할 것이고, 또 어떤 나라는 그것들을 타파하려 할 것이다.
우리 모두 행동에 나선 미국의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한번 걸어보자. 그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을 하자. 이 젊은이들은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
자크 아탈리 아탈리 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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