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대 H몰에서 쓸 수 있는 매월 1만원 쿠폰을 자사 고객들에게 증정하던 KT는 새해부터 쿠폰 대신 7% 할인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나 쌀·분유 등 생필품은 할인 품목에서 자동으로 제외된다. 한 달에 한 번 KT 고객들에게 증정하던 이마트 할인 쿠폰은 5000원에서 2000원으로 줄었다.
풍선효과 부른 정부 정책
수익 악화 우려하는 통신 3사들
영화·제과 할인율 4분의 1로 줄여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비용 전가도
한 해 버려지는 포인트 5000억대
통신비 납부 등 활용 방안 마련을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할인율이나 할인 횟수 축소는 그래도 ‘양반’이다. 머리를 한 번 더 굴려야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KT 고객은 신라명과에서 10% 할인받을 수 있지만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을 이용할 때는 1000원당 100원 할인을 받는다. 언뜻 보면 같은 얘기지만 후자는 할인 혜택이 더 적다. 신라명과에서 9900원어치 빵을 사면 990원을 할인받을 수 있지만 파리바게뜨에서 9900원어치 빵을 사면 900원만 할인받을 수 있다.
10년 전에도 연간 최대 10만 점(10만원치)씩 주던 멤버십 포인트가 여전히 비슷한 것도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똑같은 할인율을 제공하더라도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줄어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만이 연간 90만원 통신비를 납부한 일부 VIP 고객들에게 무제한으로 할인 한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혜택이 줄어든 곳도 일부 있지만, 반대로 멤버십 사용 횟수를 늘리고 신규 제휴를 맺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편의점 ▶제과점 ▶영화관 ▶카페에서 혜택을 줄이고 계열사 구단 스포츠 경기·렌터카·리조트 등 일부 여가 시설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것은 효용성이 낮다는 게 소비자단체들의 지적이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통신사들이 멤버십 혜택을 더 줄여 가는 것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정부가 선택약정 할인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밀어붙인 데다 올해는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통신 3사가 모두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수령하는 멤버십 포인트가 8만 점(8만원어치)이 넘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멤버십 포인트 중 59.3%는 쓰지 못하고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지 못하고 사라지는 멤버십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