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청남도 지사. [연합뉴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은 “‘나는 이 정도 범죄는 저질러도 되겠지’라는 착각을 권력자들이 많이 한다”며 “자신의 힘으로 (피해자에게) 시혜를 베풀면 그 피해가 상쇄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안 전 지사는 자신이 권력을 쥔 높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 정도(성폭행)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명호(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보통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에게 좋은 인성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임상에서 보면 성윤리가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안 전 지사의 행동은 ‘과다성욕(Hypersexuality)’으로 보인다. 성욕이 치솟으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성행위에 대한 반성이 유치원생 수준일 수 있다. 성적 습벽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3인, 안희정 심리 분석
위협 내 밑 못 벗어난다 속내 깔려
희석 피해자 힘든 줄 몰랐다 왜곡
공황 충격 커 입장 번복 잇따라
심리분석가가 본 ‘안희정은 왜’
성폭행 폭로가 있던 지난 5일 안 전 지사 측은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다음 날 이를 번복했다. 오 교수는 “갑작스러운 공황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실언했다가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안 전 지사는 성취욕이 강했던 만큼 폭로를 접하고 심각한 공황에 빠졌을 것이고 포기하는 심정으로 글을 올린 듯싶다”고 해석했다. 배 학과장은 “피해자를 잘 세뇌시켰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다. 인격체가 아닌 꼭두각시라고 봤을 텐데 폭로가 나왔으니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가해가 폭로된 후엔 외부와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임 교수는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지면 동굴(피난처)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