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쇼트트랙 남자 500m,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 경기가 잇따라 열렸다. 최민정(20·성남시청)·심석희(21·한국체대)가 나선 여자 1000m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남자 선수들이 분발하면 하루 동안 금메달 3개를 휩쓸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안타까웠던 쇼트트랙 마지막 날
심석희·최민정, 스퍼트 겹쳐 충돌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는 임효준이 균형을 잃고 미끄러지는 바람에 메달을 따지 못했다. [뉴스1]
이어 벌어진 여자 1000m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함께 레이스를 펼친 끝에 함께 결승에 진출했다. 여자 대표팀 ‘쌍두마차’로 불리는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금·은 동시 획득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둘은 초반 레이스에서 3, 4위로 처지면서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금 기대했던 남자 계주, 임효준 미끌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22일은 불운하기 짝이 없는 날이었다.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오른쪽)와 최민정이 부딪혀 넘어졌다. [연합뉴스]
임효준·서이라(26·화성시청)·곽윤기(29·고양시청)·김도겸(25·스포츠토토)이 나선 남자 계주 대표팀도 결승에서 미끄러진 끝에 6분42초118의 기록으로 4위를 기록했다. 2006 토리노 대회 이후 12년 만의 정상 복귀도 실패했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13일 준결승에서 6분34초510의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완벽한 레이스를 펼친 끝에 상대를 제압, 메달 획득이 유력해 보였다. 헝가리·중국·캐나다와 맞붙은 결승에서 한국은 김도겸-곽윤기-임효준-서이라 순으로 레이스에 나섰다. 준결승에 나섰던 황대헌이 빠지고 서이라가 투입됐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던 한국은 37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1위를 빼앗겼다. 이후 중국과 엎치락뒤치락하며 1, 2위를 다퉜다. 하지만 23바퀴를 남기고 임효준이 코너에서 바깥쪽 추월을 시도하다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넘어졌다. 터치를 기다리던 다음 주자 서이라는 이미 멀찌감치 앞서 나가 그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아쉬움 베이징서 풀 것” 마음 다잡아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황대헌(왼쪽), 금메달을 딴 우다징(가운데), 동메달을 딴 임효준이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곽윤기는 “남자 계주는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여기는 종목이다. (내가 첫 출전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남자 계주 때부터 금메달을 놓쳐 이번엔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국민에게 좋은 선물을 안겨 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하다”며 “4년 뒤에 다시 도전하겠다. 평창의 아쉬움을 베이징에서 풀겠다”고 말했다.
금3, 은1, 동2 쇼트트랙 종합 1위
김도겸은 “국민 여러분이 성원해 주셨는데 결과가 송구스럽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해 영광이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성적
대회 직전 코치 폭행 사건으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올림픽을 맞았지만 8개의 금메달 가운데 3개를 따내며 2014년 소치 대회(금2·은1·동2)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쇼트트랙은 이미 각국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변방에 머물렀던 헝가리도 금메달을 땄다. 아쉽지만 이 정도면 결과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