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호 논설위원
평창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예선에서 한국은 3전 전패했다. 세계 6위 체코와 1차전에선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뜨렸지만 1-2로 아깝게 졌다. 세계 7위 스위스와의 2차전은 0-8로 대패했다. 백지선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준비가 안 된 건 내 잘못”이라며 패배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리더의 자세를 보여줬다.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세계 1위 캐나다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0-4로 패했다. 한국 관객들은 ‘대~한민국’을 외치고 파도타기 응원까지 펼치며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했다. 가장 많이 박수를 받은 선수는 단연 달튼이었다. 최고 시속 170㎞로 날아오는 퍽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골리가 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늘 세계 4위 핀란드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난해 12월 채널원컵에서 한국은 핀란드와 맞붙어 선제 골을 넣었지만 1-4로 졌다. 당시 달튼은 퍽에 맞아 이가 깨지는 부상을 당하면서도 유효슈팅 57개 중 53개를 봉쇄하는 선방을 펼쳤다.
아쉬운 것은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공중파 TV 생중계로 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체코전은 후반부 일부만 보여줬고 스위스전은 패색이 짙어지자 경기 막판을 잘라버렸다. 캐나다전은 아예 생중계가 안 됐다. 시청률에 민감한 방송사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다만 공중파 3사가 똑같은 경기를 중계하면서 메달 가능성이 작은 종목은 너무 홀대하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한국이 안 나와도 수준 높은 경기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 있고,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한국 선수들의 눈물겨운 몸부림을 보고 싶은 이들이 분명 있다. 메달만 좇는 중계방송을 ‘전파 낭비’ ‘국뽕 편성’이라고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갓달튼’ 한라성이 몸을 날려 퍽을 막아내는 수퍼세이브를 오늘은 생중계로 보고 싶다.
서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