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조사한 러시아 항공위원회(IAC)는 “조종사가 보는 계기판에 잘못된 속도 정보가 표기된 것이 ‘특수 상황'의 원인일 수 있다"며 "기체 외부에 설치돼 속도를 측정하는 피토 시스템이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13일 밝혔다. IAC 측은 수거된 사고기의 블랙박스 중 하나인 비행기록장치(FDR)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항공위 "외부 측정기용 가열기 켜지 않아 속도 오류
착각한 조종사, 엔진 최고 수준 가동하다 과열"
러시아 RBK 신문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여객기가 공항에서 이륙할 때 결빙제거제를 기체에 뿌리는 처치를 기장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사고기 조종사가 피토 시스템의 가열기를 켜지 않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기내 계기판에 실제와 다른 속도가 표시됐고, 이게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속도계 고장으로 기장이 비행기 속도가 떨어졌다고 착각해 엔진을 최고 수준으로 가동해 과열된 엔진이 파손됐을 수 있다고 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치한다. 사고 수습 작업에 나선 비상사태부는 이날 오전까지 1400여 점의 시신 잔해와 기체 잔해 500점가량을 발견했다.
앞서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항공사 소속 An-148 여객기는 모스크바 동남쪽 외곽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이륙했다가 4분 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승객 65명과 승무원 6명 등 71명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