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우리가 해법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공항과 거리의 이름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항의 새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마케도니아, 91년 건국부터 그리스와 마찰
이름으로 그리스 왕국 계승자 가리는 분쟁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에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는 기원전 315년 마케도니아의 카산도로스 왕이 건설한 테살로니키가 있는 북부 지역을 이미 마케도니아주라 명명했다. 그리스 입장에선 이를 통해 계승하고 있는 고대 왕국의 역사와 유산을 마케도니아가 가로채려는 셈이다.
또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인들이 고대 그리스나 마케도니아 왕국과는 무관한 슬라브계 민족이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2006년엔 민족주의 집권당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이 스코페의 공항에 마케도니아 왕국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36~323년 재위)의 이름을 붙여 그리스와의 갈등을 고조시켰다.
그리스 북동부 네스코스에 칼라바 알렉산더 국제공항이 있고, 같은 이름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에도 마케도니아가 이름 변경을 강행하자 그리스 정부는 격분했다.
그는 지난 7월 “우리의 목표는 EU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라며 국명을 놓고 그리스와 타협할 수 있다는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자에브 총리는 다보스포럼에서도 “(국명 논란에 대한) 최종 해결책은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그리스와의 관계도 굳건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국이 만족할만한 마케도니아의 새 이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국 사이의 분쟁을 중재 중인 유엔의 매슈 니메츠 특사는 지난 17일 마케도니아의 새 이름에 어떤 형태로든지 ‘마케도니아’가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선 “마케도니아를 절대 사용할 수 없다”는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