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효과도 없이 혈세를 낭비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장기적으로 효과가 날 것"이라고 주장하며 계속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자들도 "첫 술에 배 부를 수 없다"거나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이런 '쇼'라도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두둔한다.
누가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했나. 다만 돈을 제대로 쓰라는 주문은 필요하지 않을까. 현실을 한번 따져보자. 2017년 가장 대기가 나빴을 때 외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의 오염 기여율이 76.3%까지 치솟았다. 평균적으로도 60~70%에 달한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이다. 근본적인 원인인 중국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국내 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휘발유로 굴러가는 승용차가 아니라 경유 차량, 특히 노후한 버스나 트럭에서 나온다는 게 상식이다. 설령 승용차 2부제에 동참하는 시민이 앞으로 크게 는다고 해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별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반면 '쇼' 하는 데 들어가는 420억원을 다른 데 쓰면 당장 미세먼지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노후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DPF)를 설치하거나 조기 폐차 시키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올해 대당 100만~1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DPF 설치를 위한 보조금(90%, 자기부담 10%) 등에 예산 450억원을 책정했다. 당초 2019년까지 필요한 차량에 설치를 마친다는 방침이었으나 예산 부족 탓에 완료시기가 2022년으로 늦춰졌다. 돈이 없어 서울시민이 3년 더 매연을 내뿜는 노후 경유차를 견뎌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와중에 공짜 대중교통에 이렇게 큰 돈을 쏟아붓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