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입구에 AI확산 방지를 위해 방문을 자제하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 경향을 분석한 결과, 야생조류의 분변·사체 등의 시료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8건이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AI 바이러스는 지난해 11월 13일부터 남부(전남 순천, 제주) 지역에서 먼저 검출됐고, 한 달 뒤인 지난달 13일부터 중부(충남 천안, 경기 용인)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 이는 재작년 같은 기간에 검출된 37건의 22% 수준이며, 처음 검출된 시점도 16일이 늦은 편이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재작년에도 AI 바이러스는 10월 28일부터 중부(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 등) 지역에서 먼저 검출된 후 11월 중순 이후 남부(전남 강진, 부산, 경남 창원 등) 지역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지난해 겨울 철새 유입이 2016년에 비해 다소 늦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200곳의 철새 종수와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에는 전년 같은 달의 195종 90만여 마리보다 적은 159종 60만여 마리가 국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서산 잠홍저수지에서 축협관계자들이 방역차를 이용, 철새들을 소독을 하는 등 감염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포토]
정 팀장은 “기러기류 등의 도래가 늦어지는 사이 고방오리, 홍머리오리 등의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북극해로부터 홍콩, 중국 남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남해안과 제주도 등 남부 지역을 경유하면서 AI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올겨울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 경향이 예년과 달라 철새의 이동 경로 등을 면밀하게 추적하여 분석하고 있다”며 “겨울 철새가 북상하기 시작하는 다음 달부터 저수지, 습지 등 철새 서식지 주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찰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예년과 달리 남부서 먼저 발생
“겨울 철새 유입 늦어졌기 때문”
다음달 철새 북상 시 AI 확산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