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2시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 수간호사 1명, 약제실 약사 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약품 조제과정, 신생아 중환자실 약품 전달과정, 중환자실 간호사 시스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중환자실 간호사·약제실 약사 조사
약품 조제 과정, 간호사 시스템 파악
의료진은 사고 이후에도 정상 근무
"현재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
병원·유가족 2차 면담 계획은 아직
현재 경찰은 수사 방향을 크게 병원 측의 의료 과실과 관리 과실, 두 방향으로 나눠 조사하고 있다. 20일에는 병원으로부터 자체 분석 자료도 추가로 제출받았다. 병원이 사고 원인에 대해 외부 전문가 6명에게 자문을 받은 내용이다. 자료에는 '주사제와 수액으로 인한 세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재까지 본 의무기록 상으로는 아직 명백한 의료진의 의료과실 행위를 확인하지 못했다. 유가족들이 수차례 지적한 중환자실 내 위생관리 문제도 수사를 통해 이번 사고와의 인과 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자체 조사팀은 해산=병원이 자체적으로 꾸렸던 신생아 4명 사망 원인조사팀이 출범 이틀 만에 활동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가 발생한 이 병원은 18일 오후 6시부터 외부 전문가 6명으로 이뤄진 자체 조사팀을 가동했다. 조사팀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과는 별도로 사고 원인 규명에 관해 병원 측에 자문을 해왔다.
원인조사팀의 활동이 종료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신생아에게 같은 수액과 주사제가 투여됐다'는 등의 언론 보도로 조사팀 구성원들이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추측이 제기됐다. 이에 병원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뭔가 자체적으로 원인 규명 활동을 해야겠다는 뜻으로 출범한 게 원인조사팀이다. 짧은 시간에 끝날 일이었으면 개선이나 보완 대책 등을 제안하는 등의 역할도 했겠지만, 사건이 장기화되다 보니 일단 20일로 1차 활동을 마무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사팀은 원인 규명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팀이었지, 어떤 결과물을 내기로 한 건 아니었다. 일차적으로 발생 경위, 사태의 특성, 진료 시스템, 환경·안전·감염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병원에 전달했으니 그 역할을 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적인 활동을 할지, 만약에 한다면 어떤 것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간호사 30여 명 중 사고 발생 전후 근무조였던 간호사 10여 명은 경찰 조사 등에 대비하면서도 환자 진료 외 통상 업무는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간호사들도 근무조대로 정상 출근하면서 자료 정리 등 진료 외 업무를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간호사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분위기다"고 전했다.
생존자 가족들은 지난 19일 병원 측과 1시간 40분간 면담했다. 당시 참석한 김모씨는 "생존한 아이들도 수술이나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전원한 아이들 중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가 3명이나 되는데도 병원 측은 대책이 전혀 없었다. 면담도 병원이 아닌 우리가 먼저 요구해서 성사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