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 수입차보다 국산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사진은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중앙일보 올해의차 심사. [중앙DB]
이런 상황을 가정하고, 연구진은 24개월 이내 신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19만953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판매가격이 달라질 때(-200만원,-100만원,+100만원,+200만원,+300만원,+500만원) 각각 어떤 차량을 살지 물었다(응답률 1.6%·3179명).
결과적으로 가격이 똑같이 올라도 국산 차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수입차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가장 큰 이유는 국산 차의 높은 ‘가격탄력성’ 때문이다. 국산 차 소비자는 가격이 오르면 구매를 포기하는 경향이 도드라졌다. 실제로 가격이 100만~500만원 오르면 전체 국산 차 소비자의 16.7%(평균 21만3192명)가 구매를 아예 포기했다. 수입차 구매 포기자(9.1%·2만4673명)의 2배에 가까운 비율이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조사·평가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안주현 부장은 “국산 차는 수입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 가격이 오르면 국산 차 구매를 고려하던 사람이 아예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상황에서 수입차는 오히려 더 잘 팔렸다. 국산 차를 사려고 했던 소비자가 대신 수입차를 구매하는 ‘수요이전 효과’ 때문이다. 김진아 컨슈머인사이트 과장은 “국산 차와 수입 차의 가격이 동일하게 오르면, 심리적으로 지급 가능한 범위인 ‘가격저항선’이 재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동일 가격대 수입 차로 이동하는 국산 차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서 ‘국산 차에 200만원 더 쓰느니 차라리 한 세그먼트 아래 수입 차를 사고 만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국산 차를 사려다가 수입 차 구매로 바꿔 타겠다는 이동 규모는 수입 차 구매를 포기하는 사람 수를 웃돌 정도로 많았다. 결국 정부 규제로 가격이 올라도 전체적인 수입 차 수요는 증가한다는 게 연구진 분석이다. 판매가 인상 폭이 100만~300만원일 때, 모두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차량 가격이 500만원 오를 경우에만, 국산 차·수입차 모두 수요가 감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용역 결과 발표
가격 똑같이 올라도 국산차 수요 더 줄어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택하는 ‘이전효과’
“친환경차협력금제도 도입등 규제 신중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