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광재 여시재 원장은 “인간의 역사는 길을 만드는 역사”라며 나비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말 그대로 나비를 형상화한 프로젝트로, ‘북극항로’에 주목한 개념이다.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국제포럼
나비 몸통 한반도, 북극 항로 두 날개
“중국 일대일로 확대 보완하는 개념”
“인천·광양·부산 자유무역지대로
한·중·일·러, 북 변화 이끌어 내야”
기조연설 후 첫 번째 세션(‘인류의 새로운 길과 동북아 협력’) 토론에서 홍석현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나비프로젝트는 기후변화로 열리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확대 보완하는 원대한 프로젝트”라며 “중국 정부뿐 아니라 세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훌륭한 개념”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에 더해 홍 이사장은 “11월 11일 중국 광군제(최대의 쇼핑축제)에서는 손바닥(스마트폰) 안에서 20여조원의 어마어마한 거래가 이뤄졌다. 모두의 스마트폰에 들어와 있는 사이버의 길이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며 사이버 기술 발전을 ‘새로운 길’의 창출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에다 다다시(前田匡史) 일본국제협력은행 부총재는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동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력 모델이 만들어진 것은 없다”며 “(북극항로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비프로젝트의 전제인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협력’을 주제로 한 토론세션에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금까지 약 500개의 시장(장마당)이 북한에서 생겨났다”며 “일본·중국·러시아와 협력해 이러한 시장의 힘을 강화하고, 북한 내부의 건설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광양·부산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해 교역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상하이·톈진 등 중국의 자유무역지대로 가게 하면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키야마 마사히로(秋山昌廣) 전 일본 방위청 사무차관이 “핵 개발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철저하게 하는 한편,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하자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북·미 국교 정상화를 통해 북한이 베트남처럼 친미국가가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유도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약속(입장 표명)한 새로운 ‘3No(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은 없다는 입장)’는 한·미, 한·중 사이 신뢰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등도 참석했다. 전날 오프닝 행사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모든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평화적 해결은 정치 리더십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축사를 했다.
마이클 휠러 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수석 부행장, 한팡밍(韓方明)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차관급), 미와 시게키(三輪茂基) 소프트뱅크 SB에너지 사장, 알렉세이 마스테파노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석유·천연가스문제연구소 부소장 등도 포럼에 참석했다.
영종도=박성훈·박유미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