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양정모(64·희망나무커뮤니티 이사장)와 러시아 야쿠티아공화국의 영웅 파벨 피니긴(64)이다. 양정모는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2㎏에서, 피니긴은 자유형 68㎏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정모와 피니긴은 21일 전남 나주에서 76년 올림픽 이후 처음 만났다. 둘을 연결시켜준 건 레슬링이 아닌 씨름이었다. 피니긴은 대한씨름협회의 초청으로 20~26일 나주에서 열리는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 야쿠티아 선수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야쿠티아 선수들은 몽골, 스페인 선수들과 함께 세계특별장사전에 참가했다. 씨름협회는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2009년부터 세계특별장사전을 개최하고 있다. 야쿠티아는 러시아 내 21개 자치공화국 중 하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나주 천하장사 씨름축제에 초대
야쿠티아 대표단 이끌고 방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부부는 전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피니긴 부부는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합숙훈련 때 처음 만났다. 올림픽이 끝난 뒤 곧바로 결혼해 아들 셋을 두고 있다.
야쿠티아에서 둘은 ‘국민 부부’로 통한다. 둘의 이름을 딴 레슬링과 육상 전국대회가 매년 열린다. 동상도 세워져 있다.
피니긴은 야쿠티아 체육장관을 거쳐,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한국의 전통종목 씨름과 야쿠티아 합사가이의 정기교류를 위해 씨름협회, 용인대 등과 협의하고 있다”며 “내년 3월 내 이름을 딴 레슬링 대회에 양정모를 초청할 계획도 있다. 야쿠티아에 레슬링 영웅 양정모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고 했다.
나주=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