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세종 부부, 첫 아이 늦게 낳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7.11.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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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인생에 상관없는 결혼과 출산. [중앙포토]

서울·경기·세종에 거주하는 부부들이 타 시도에 비해 결혼 후 첫 자녀를 늦게 낳는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의 비중은 동년배 중 1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통계청이 통계개발원의 ‘아동·여성, 출산력 특성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5~2009년 혼인 부부의 기대자녀수는 1.9명이었다. 50여년 전인 1950~54년 혼인 부부의 기대자녀수 4.5명과 비교하면 절반 아래로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의 실제 출생아수도 4.5명에서 1.9명으로 하락했다.  

통계청,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서울 부부, 결혼 후 첫 아이 출산에 1.75년 걸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용산구(1.94년),서초구(1.90년)가 길어
비싼 주거비용과 높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때문
충남 서천군은 1.3년으로 가장 짧아
기대자녀수는 1950년대 4.5명에서 1.9명으로 급감
여성 경력단절 시점은 30대 후반으로 늦춰져

 
이와 반대로 기혼여성의 무자녀 비중은 1980년 결혼한 동년배(혼인코호트)에서는 2.6%였지만 2005년 혼인코호트에서는 9.2%로 크게 상승했다. 
 
 
결혼 후 첫째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첫 출산 간격은 197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전반까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975~79년 혼인코호트는 1.5년이었지만 2000~2004년 혼인코호트는 1.89년까지 높아졌다. 그러다가 2005~2009년 1.68년, 2010~2014년 1.26년으로 단축되고 있다. 만혼이 늘어나면서 부부들이 과거보다 첫 출산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결혼 후 첫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장 긴 지역은 서울(1.75년)이었고 경기(1.66년), 세종(1.63년)이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용과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참가 등이 이유로 지목됐다. 

광역시도 출산간격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용산구(1.94년), 서울 서초구(1.90년), 서울 강남구(1.87년)의 첫 출산 간격이 가장 길었고 충남 서천군(1.30년), 전북 임실군(1.35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시군구 출산간격

 
어머니가 취업한 가구의 자녀는 비취업모 자녀에 비해 보육시설 및 학원 이용률이 높았다.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이용률은 취업모의 자녀가 51.5%로 비취업모의 자녀(34.1%)보다 17%포인트 이상 높았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학원이용 비중도 6세의 경우 취업모 자녀가 15.3%로  비취업모 자녀(10.5%)보다 높았다. 12세 역시 취업모 자녀가 47.0%로 비취업모 자녀(34.6%)보다 높았다.  
 
대학 진학률 감소의 영향으로 청년층 인구(15~34세) 중 재학 및 비취업 인구는 감소 추세였다. 2015년이 2010년에 비해 비재학·취업 및 비재학·비취업 인구가 각각 1.9%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재학·취업, 재학·비취업 인구는 각각 0.6%포인트, 1.8%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의 경우 30대 후반(35~39세)의 여성 취업자 비중이 56.5%로 24~54세 여성 취업자 비중 중에서 가장 낮았다. 30~34세 여성 취업자 비중 59.8%에 비해서도 상당폭 낮아진 수치다. 5년 전에는 30~34세와 35~39세의 취업자 비중이 56.1%와 55.2%로 비슷했다. 통계청은 “여성의 경력단절 시기가 30대 후반으로 늦춰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력단절 시기

 
경력단절 사유로 ‘결혼’의 비중이 감소하고, ’임신·출산‘과 ’자녀양육‘의 비중이 높아졌다. 1950년생의 경우 결혼이 70.6%, 임신출산이 14.2%, 자녀양육이 5.1%였다. 하지만 1980년생은 결혼이 41.5%로 낮아진 반면, 임신출산과 자녀양육은 각각 46.8%와 9.4%로 높아졌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