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심근경색·뇌졸중 증가...만성질환자 약 복용 중단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2017.11.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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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거주민 중 만성질환자는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포토]

지진 발생 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이 증가할 수 있어 포항 지역에 거주하는 만성질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단장 권용진)은 일본‧미국의 재난 사례와 연구 논문을 분석해 지진 경험자를 위한 건강관리 주의사항을 17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지진 경험자 건강관리법 발표
재난 발생한 일본?미국 사례연구 논문 조사
동일본 대지진 후 심근경색 34%, 뇌졸중 42% 증가

한신 아와지 대지진 때 고혈압 환자 혈압 높아져
“여진 불안감에 과음말고 조기 상담할 것”
“만성질환자, 복용약 끊기지 않게 미리 처방받아야”

사업단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재난 발생 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률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건이 발생한 후 반경 50㎞ 내에서 급성심근경색 발생률이 34%, 뇌졸중 발생률이 42% 늘었다.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 때도 급성 심근경색 발생률이 57%, 뇌졸중 발생률이 33% 증가했다.  

진도가 높을수록 심근경색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지진은 혈압 수치에도 영향을 줬다. 김계형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신 아와지 대지진 당시 반경 50㎞ 이내에 있던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혈압이 11mmHg, 이완기 혈압이 6mmHg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약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상도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지진 발생 한 달 후 발생률이 높아졌다”며 “심근경색은 진도가 높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지진의 여파를 크게 느낀 사람일수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진 경험자는 불안 증세와 불면증으로 고생하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겪기 쉽다. 방치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알코올 장애로 악화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는 약을 다 먹기 며칠 전에 병원을 찾아 약을 미리 처방받아 두는 것이 좋다. [중앙포토]

손지훈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진 경험자는 여진이나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지 모른다는불안감에 과음할 수 있다”며 “음주는 다른 정신적‧신체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안 증세가 나타나면 조기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2012년 미국에서 허리캐인 ‘샌디’로 인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 지역 의원의 90%가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 의료기관 역시 재난 피해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만성질환자는 약을 다 먹기 며칠 전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약을 처방받아 두는 것이 안전하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