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6%로 나타났다. 지난(9월 26~27일) 조사 당시보다 10%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포인트 낮아진 36%였다.
“아베 계속 집권” 응답자 35% 그쳐
조기개헌 반대 여론도 66% 압도적
북핵·트럼프 효과, 내각 지지율 상승
호감도 10%P 올라 비호감도 추월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내각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외교안보 이슈의 영향이 크다. 북한 핵 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부 대응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일, 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지지율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NHK 조사에서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63%가 “(높게) 평가한다”고 답한 반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산케이 조사에서도 미·일 정상회담이 미·일 관계가 강화됐다는 점에서 성공이라는 답변이 67.6%나 됐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긍정적인 견해를 압도했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가) 총재를 계속하는 게 좋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그친 반면 “바꾸는 게 좋다”고 답한 비율은 53%나 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반대율을 상회했지만, 반드시 총리의 인기가 회복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로 “다른 좋은 사람이나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46%로 가장 많았고, 내각에 반대하는 이유로 “아베 총리 본인을 (좋게)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49%로 가장 높았다.
아베 총리가 밀어붙이고 있는 개헌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이 더 많았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 “국회가 개헌안을 조속히 발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66%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서둘러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4%에 그쳤다.
앞서 교도통신이 지난 1~2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아베 총리가 내놓은 ‘자위대 명기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38.3%였던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52.6%에 달했다.
자민당 내부에선 지난달 22일 중의원 선거를 압승으로 이끌었음에도 아베 총리에 대한 불만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를 보는 자민당 내 시선이 거칠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에 협력적인 전직 의원들이 속속 요직을 차지하면서 당내에서도 "너무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신문은 "아베 총리에 대한 불만은 국회의원들이 각 지역구에서 느낀 불신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권자들로부터 "당신(자민당 후보)에게 한 표를 준다는 건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게 되는데, 영 석연치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처럼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자민당은 최근 궁여지책으로 아베 총리를 소재로 한 이모티콘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인기가 없는 중장년층과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것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