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 사무실에서 만난 페이오니아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갈리트(사진)는 “한국 중소기업의 국제결제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과 인터넷이 무역의 장벽을 허물었지만, 자본을 움직이는데 마찰이 존재한다”면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전 세계 어디에서든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상생을 모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페이오니아 CEO 갈리트
200개국서 판매 대금 수령 가능해
해외진출 국가 통장 만들 필요 없어
페이오니아의 매출은 결제대행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다. 환전에 따른 수수료도 포함된다. 중소기업의 결제대행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페이오니아는 해외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이 각국에 통장을 만들 필요없이, 회원가입 하나만으로 200개가 넘는 나라에서 150개의 통화로 대금을 받을 수 있게 한다.
고객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고 대금을 치르면 페이오니아의 플랫폼을 통해 그 제품을 납품한 중소기업으로 정확하게 대금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갈리트 CEO는 “기술과 인터넷이 새로운 세계를 만든 만큼 기회가 있고, 수요가 생긴다”며 “우리는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수요를 충족시켜주고자 창업했고, 그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크로스보더 결제가 2010년 150조 달러에서 2020년 500조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갈리트는 이 보고서를 인용해 “흥미로운 점은 같은 기간 동안 서구에서의 성장이 절반으로 줄고 아시아내 크로스보더 결제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라며 “세계 무역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겨가는 격변기에 서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75명이던 직원 수는 이제 전 세계에서 1000명에 이른다. 자신도 7년전 마스터카드에서 자리를 옮겼다는 갈리트는 “이처럼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전 세계 5억개 중소기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서 “아침마다 모니터를 통해 전 세계에서 돈이 움직이는 실제 모습을 보면 다소 흥분된다”고 말했다.
핀테크의 거점으로 실리콘밸리보다 뉴욕이 적지라는 주장도 했다. 갈리트는 “핀테크 기업에서 기술이 더 큰 비중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돈에 관한 기존 방식을 바꾸려고 하면 엄청난 저항이 있는 만큼 기술 이상으로 규제나 법률 이행에 필요한 재무적 소양과 네트워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