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왼쪽)의 이름이 들어간 '시진핑 신시대 사상'이 공산당 최고 규범인 당장에 명기됐다. 이는 시 주석의 위상이 마오쩌둥(오른쪽)의 반열에 오른 것을 의미한다. [AFP=연합뉴스]
우선 시진핑이란 이름이 명기됐다는 데서 그의 위상은 두 전임자인 장쩌민 (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를 뛰어넘었다. 장쩌민은 3개대표론, 후진타오는 과학적 발전관을 각각 주창해 당장에 명기토록 했지만 정작 본인들의 이름은 당장에 써넣지 못했다.
19차 공산당 대회에서 성과 보고를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시 주석의 권위와 위상이 마오에 필적할 정도로 강화됐음을 더 분명하게 설명해 주는 것은 당장 명기가 이뤄진 시점이다. 덩샤오핑 이론이 당장에 삽입된 것은 1997년 덩이 숨진 뒤의 일이었다. 기업가의 공산당 입당을 가능케 한 3개 대표론의 당장 명기는 2002년 장쩌민의 은퇴와 동시에 이뤄졌고 후진타오의 과학적 발전관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시 주석은 올해 64세의 현역으로 자신의 이름과 정치이념을 당장에 써 넣는데 성공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개막 연설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3만1900여 자에 이르는 보고서를 3시간30분간 읽었다. [EPA=연합뉴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지만 이번 당 대회 결과를 놓고 볼 때 1인 권력 집중이 당초 예측에 못미친 부분도 있다. 당 주석제 도입이나 집단지도체제 조항의 수정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1982년 폐지된 당 주석제를 부활시킬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이번 당장 개정에서 실현되지 않은 것이다. 정치분석가 장리판(章立凡)은 “당 주석제 부활은 집단지도체제를 약화시키고 사실상 1인 통치로 회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진핑 사상의 당장 명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벽이 높다"며 “세간에 거론되는 집권 연장 문제 등은 향후 5년간 시 주석의 정치적 카리스마가 얼마나 강력해지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