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이 시작되자마자 일본의 골프장 대부분이 문을 닫았지만 이 클럽은 패전 직전인 1945년 4월에야 폐장했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미국의 명클럽인 오거스타 내셔널이 43년 말부터 휴장한 것을 감안하면 가스미가세키의 일본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45년 9월 미군이 접수한 직후부터 코스를 복구했고 52년 반환받았다. 57년엔 일본 최초의 국제 골프대회인 캐나다컵(현재의 월드컵)이 열렸다. 샘 스니드, 개리 플레이어 등이 참가했다.
마츠야마는 이번에 트럼프-아베 라운드에 동반한다.
가스미가세키는 다른 일본 명문 프라이빗 클럽과 달리 적극적으로 대회를 열어 골프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또 ‘열린 클럽’이라고 주창한다. 지역 주니어 골프 대회와 지역 축제 등의 행사에 문호를 개방한다. 그러나 정작 회원이 되는 규정은 까다롭다. 도와주기는 하지만 섞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영국이나 미국의 고루한 골프클럽처럼 남성 이외에는 정회원이 될 수 없다. 재일동포 등도 회원이 될 수 없다고 알려져있다. 회원이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드 할 수 없다. 여성은 주말, 공휴일에는 라운드가 안 된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골프가 이 클럽 동코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여성 혐오 골프장에서 올림픽을 열면 안 된다는 여론이 일자 지난 3월 정회원은 남자에 한한다는 정관 세칙을 변경했다. 그러나 일본 골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성 허용에 대한 남성 회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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