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희망·재학 고교 유형별 중3·고1 학생의 사교육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6일부터 20일까지 15일간 전국 200개 중학교와 312개 고교(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 112곳)에 재학 중인 중3·고1 학생 1만82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중3·고1 1만8000명 설문조사
영재학교·과학고 1학년 중 30% 고교 수학 전체 선행
영재학교·과학고 가려는 중3 중 34% 고2까지 선행
고교 유형 관계 없이 "초등부터 고입 사교육" 31.8%
사교육걱정 "일찍부터 사교육과 선행학습 내몰려,
과도한 사교육 부담 해결 위한 대책 필요"
고교 진학 후에도 수학 선행학습 격차는 학교 유형에 따라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에 다니는 고1 학생의 30%가 자기 학년의 고1 수준을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국단위 자사고 1학년 학생 중에서 고2 또는 고3 1학기 과정인 ‘확률과 통계’까지 선행한 학생이 20%가 넘었고, ‘기하와 벡터’를 배웠다는 학생도 13.1%였다.
과학고나 영재학교 재학생들은 자사고 학생보다 더욱 일찌감치 수학을 선행학습하고 있다. 이들 학교에선 고1 때 이미 고교 수학 교육과정 전체를 선행학습한 비율이 30%를 넘었다.
영어 선행학습도 희망 고교에 따라 크게 달랐다.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3에선 49%가 ‘중3 수준의 사교육’을 받고 있다. ‘고1 수준'은 28.2%’ ‘고2 수준'은 10.8%’ ‘고3 수준'은 0.9%였다. 이에 반해 전국단위 자사고 진학을 준비 중인 중3 학생 중에 중3 과정을 사교육 받는 학생은 7.6%에 불과했다. 대신 고1 수준을 배우는 학생은 38%, 고2 과정을 선행하는 학생이 40.5%나 됐다. 고3 수준을 배운다는 학생도 11.4%나 됐다.
고교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시작한 시기는 고교 유형과 관계없이 비슷했다. ‘고입을 위한 사교육을 언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중 3 응답자 중 31.8%가 ‘초등학교 시절 혹은 그 이전’이라 답했다. 이렇게 답한 학생은 외고·국제고 진학 희망자 중에서 37.1%, 지역 자사고와 일반고 진학 희망자 중에선 35.5%를 차지했다. 전국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은 30.5%, 과학고·영재고 지원자는 23.1%가 ‘초등학교 시절 혹은 그 이전’부터 고입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은 “중학교 시기는 물론 초등학교와 미취학 단계까지 과도한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과도한 선행 사교육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