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 문을 열 예정인 이케아 고양점 조감도. 국내에 문을 여는 두번째 매장이다. [이케아코리아]
이케아와 롯데의 밀월= 이케아는 고양점을 계획하면서 롯데와 손잡았다. 고양점은 연면적 16만4000㎡에 지상 4층 건물이지만, 이케아는 2ㆍ3층만을 매장으로 활용한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롯데아울렛 점포가 입점한다. 한 지붕 두 가족이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이케아는 가구와 인테리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해, 화장품과 의류에 주력하는 롯데아울렛과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아울렛과 한지붕 두가족
광명점 이어 시너지 효과 기대
신세계-한샘은 견제구 날려
3호점 출점 더욱 속도낼 듯
서로 다른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업체 간 시너지 효과는 광명점에서 검증됐다. 이케아 광명점에 위치한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은 올해 들어 7%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롯데 관계자는 “다른 롯데 아울렛 매장을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리빙과 식음료 상품 구성을 일반 아웃렛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늘려 이케아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한샘과의 신경전= 국내 1위 가구 기업 한샘은 스타필드 고양에 3600㎡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유통업계에선 신세계와 한샘이 이케아-롯데의 샌드위치 매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샘은 스타필드 매장 구성에 공을 들였다. 한샘 디자인 파크란 이름도 붙였다. 한샘 디자인 파크는 대구 범어점과 중국 상해점에 이어 세 번째다. 가구 뿐만이 아니라 리모델링 서비스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 디자인 파크는 이케아 대응 전략 중 하나”라며 “가구 단품이 아닌 집이란 공간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이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에선 2020년까지 2만 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 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라 국내외를 대표하는 가구 기업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간 경쟁에선 국내 업체인 한샘이 한 발 앞서고 있다.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이케아코리아는 올해 매출(2016년 9월~2017년 8월)은 전년 대비 6% 성장한 3650억원을 기록했다. 회계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1조9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이케아의 3호점 포석=
“2020년까지 6개 매장을 열어 더 나은 홈퍼니싱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사장은 고양점 오픈에 앞서 지난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통 업계에선 최근 이케아가 경기도 하남시에 3호 매장을 짓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이케아 3호 매장 신설은 고양점에 걸린 3년보다 당겨질 전망이다. 이케아코리아는 현재 경기도 기흥시와 충남 계룡시 일대에 토지를 매입한 상태다. 슈미트갈 사장은 “토지를 매입했지만 건축을 시작하진 않았다”며 “노하우가 쌓인 만큼 다음 매장은 더 빨리 개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이케아의 점포 전략을 바둑에 비유하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일대를 바둑판에 비유하면 이케아 광명점과 고양점은 각각 좌하귀와 좌상귀에 비유할 수 있다”며 “경기 서북부 상권 전쟁 결과에 따라 이케아의 다음 포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케아 광명점
-위치: 경기도 광명시
-영업장 면적: 5만7100㎡
-제품수: 약 9200여개
-직원수: 850여명
※이케아 고양점
-위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영업장 면적: 5만2199㎡
-직원수: 550여명 채용 예정
※스타필드 고양
-위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영업장 면적: 13만5500㎡
-입점매장: 한샘, BMW, 토이킹덤 등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