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피자, 우유보다 콜라 찾는 아이들…아동·청소년 6명 중 1명 비만

중앙일보

입력 2017.10.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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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기 비만은 성인 비만과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중앙포토]

한국의 아동·청소년 6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비만율은 서구 국가에 비해 낮지만 남자 아동의 비만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돈다. 밥보다 패스트푸드, 우유보다 탄산음료를 선호하는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16.5%다. 2016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초·중·고 학생 8만 30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학생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다. 최근 10년 동안 비만율이 꾸준히 늘어났고 전년에 비해서는 0.9% 포인트 증가했다.  

한국 아동·청소년 16.5% '비만'
10년간 초·중·고 전반 꾸준히 증가
식습관, 신체활동 부족이 원인
패스트푸드 섭취↑, 과일·채소 안 먹어
하루 1시간 운동, 5명 중 1명만
"성인병 예방 위해 아동비만 관리해야"

경도비만에 비해 중증도 비만과 고도 비만의 증가폭이 더 컸다. 측정체중이 성별·신장별 표준체중을 초과하는 정도에 따라 경도(20~30%)·중증도(30~50%)·고도(50% 이상)로 구분한다. 경도비만은 2015년 7.9%에서 2016년 8.1%로 0.2%p 늘었지만 중증도·고도 비만은 0.8%p(7.7%→8.5%) 증가했다. 특히 고도비만율은 2007년 0.8%에서 2016년 1.9%로 9년 만에 2배 이상 뛰었다.
 
복지부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기 어려운 현실을 원인으로 꼽았다. 먹거리는 풍족하고 생활은 편리한데 바쁜 일상으로 신체활동 기회가 줄었다는 것이다.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음료수 섭취율,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햄버거·피자·튀김 등) 섭취율은 최근 3년간 초·중·고 모두 증가했다. 불규칙적인 식생활의 상징인 ‘아침식사 거르는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크게 올랐다. 초등학생은 4.2%로 낮았지만 중학생은 12.6%, 고등학생은 16.8%였다.


반면 우유·유제품, 과일, 채소를 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했다. 수치는 라면·음료수·패스트푸드 섭취율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주 1회 이상 라면·음료수·패스트푸드를 먹는 비율은 각각 80.5%, 88.6%, 77.9%였지만 과일 매일 섭취율은 20.9%, 야채는 22.6%였다.  
 
2016년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60분·주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하는 청소년은 전체의 18.8%로 5명 중 1명도 안 됐다. 2015년 20.5%보다도 감소했다. 고등학교 여학생은 5.3%로 운동량이 현저히 부족했다.
 
임숙영 건강증진과장은 “아동·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그대로 이어진다”며 “성인 비만과 만성질환 예방 차원에서 아동·청소년기 비만 관리는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10월 11일 비만예방의 날을 맞아 ‘High-Five 2017 건강한 습관으로 가벼워지세요’라는 표어를 걸고 기념식을 연다. ‘High-Five’란 개인·가정·학교·지역사회·정부 5개 주체가 비만예방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전국 지자체가 참여하는 비만예방 캠페인 슬로건. [사진 보건복지부]

이날 행사에서는 10월 말까지 전국 지자체가 합동으로 추진할 비만예방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고,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건강한 돌봄 놀이터’ 등 아동비만 예방 프로그램의 운영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